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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인터뷰

오한흥 대표 인터뷰 - "안티조선만큼 성공한 운동은 없다"

[인터뷰- 오한흥 충북민언련공동대표] "조선반대운동은 자기를 성찰하는 운동"
2009년 09월 11일 (금) 12:41:48 이수희 cbmedia@hanmail.net

지난 2000년 충북 옥천에서는 조선일보 바로보기 운동이 몇몇 주민들 사이에서 시작되었다. 실제로 조선일보를 끊어내는 사람들이 늘어날 때까지 이들 독립군들의 활약은 그야말로 눈부셨다.

그리고 세월이 흘렀다. 2007년 3월1일 충북민언련은 조선일보를 신문으로 위장한 반민족 범죄집단이라고 규정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아무도 우리를 주목하지 않았다. 우리도 선언만 했을 뿐이다. 보다 구체적인 활동을 찾지는 못했다.

지난해 광우병 파동이 일어났을 때 정말 많은 사람들이 조중동의 실상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이들 신문사를 쓰레기라고 욕하기도 했다. 그리고 조중동에 광고를 하는 기업들에게는 전화도 걸었다. 그런 신문에 광고를 실어서야 되겠냐는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실행한 것이다.

그리고 이제 또다시 일년이 지났다. 지난 7월22일 미디어법이 강행처리 되었으며, 조중동은 방송 진출을 하려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언론악법 반대를 외쳐왔던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조중동이 나쁘다는 걸 알기에, 조중동을 끊어내고, 조중동이 잘 못한 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내야 한다. 그런데 조중동 심판에 힘이 잘 실리지 않는다. 아니 아직 구체적으로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월8일 우리 단체 오한흥 공동대표를 만났다. 조선바보운동을 시작했던 오한흥 대표에게 다시 이야기가 듣고 싶어졌다.

인터뷰를 시작하려고 자리에 앉자 오대표가 웃으면서 “ 오늘 조선일보 유태종 기자를 만났다. 그런데 유기자가 나더러 왜 안티조선운동안하느냐” 고 묻더라고 말했다. 그래서 오대표는 유기자에게 “ 그렇게 긁어서 또 할 거라고 웃으며 말했다고 했단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 신종플루 합법화된 계엄령 같아, 공포감 조장말라"

   
  ▲ 오한흥 충북민언련공동대표 (사진출처- 옥천신문)  
 
- 언론문화제가 취소됐다고 들었다. 조선일보 반대 마라톤대회만 하는 건가.
신종플루 때문에 주최측에서 무기한 연기한다고 했는데, 아예 안하는 게 낫다고 본다. 신종플루가 마치 합법화된 계엄령처럼 돼버렸다. 옥천장도 버젓이 잘 열리고 있다. 정말 신종플루가 문제라면 대중교통 운행도 중단하는 게 맞는거다. 20일 날 조선일보 반대 마라톤 대회를 연다.

- 조선바보(조선일보 바로보기, 조선일보 반대) 운동 다시 하는 건가.
다시라니, 조선바보 운동은 항상 해온 것이다. 우리가 배운다는 것은 죽는 날까지 이어지는거다. 중간 중간 방학이 있듯이, 잠시 쉬었다고 볼 수 있는 거다. 내가 살아가는 한 조선일보 운동은 계속 하는 거다. 때로는 쉬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고, 강조될 수도 있는 거다.
이벤트를 안했다고 운동을 안 하는 게 아니다.

- 민언련에서는 조중동 심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실질적으로 힘든 면도 많다. 우리가 2007년도 신문으로 위장한 반민족 범죄집단 조선일보 선언 후에 별 반응이 없었다. 지금은 잘 될까.
안티조선운동에 대해서 사람들이 지리멸렬해졌다는 식으로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이 많은데, 예전에는 활발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도 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안티조선운동이야말로 바로 자기를 보는 운동이다. 자기를 열심히 보지 않으면, 자기를 성찰하지 않으면 부정적으로 그렇게 평가할 수도 있고, 자기를 열심히 들여다보면 그런 평가는 나올 수 없다고 본다. 안티조선운동은 대중화 되었다.

- 절독운동은 힘들 거라는 얘기도 많고 실제로도 잘 되지 않았다. 선언만 있었을 뿐이다.
그런 말 해본 사람 중에 진짜 해본 사람은 나와 봐라 라고 말하고 싶다. 직접해보지 않았으면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니다.


" 안티조선운동은 자기 성찰 운동, 지리멸렬 평가 옳지 않아"

- 자기 성찰하는 식의, 생활 속에서의 안티조선 운동이 아니라, 언론운동단체인 우리로서는 조중동 심판 운동을 벌여나가는 데에 있어 고민이 많은 것 같다.
나는 운동권, 조직의 운동을 폄하하지 않는다. 그들도 나름 열심히 했다고 인정하고, 그들이 놓치는 공간, 바로 그공간이 안티조선운동의 몫이다. 안티조선운동을 폼 나는 운동으로 생각하지 말자. 폼 나지 않는 운동으로 이해했으면 좋겠다. 마음 같아선 폼 내고 싶지만, 철저히 자기 운동이 되어야 한다.

예전에 박사모 핵심 참모중에 하나가 조선일보 출신 안병훈이 조선일보를 평가한 걸 들어봐라. 조선일보 녹을 먹고 성장해온 사람이 조선일보가 이 지경인줄 몰랐다는 자성의 소리가 나왔듯이 지금 안티조선운동은 비록 한시적이긴 하지만 박사모까지 인정하는 대중화된 운동이다. 예를 들어 보자. 종교를 보더라도 절을 기준으로 했을 때, 사바세계 전체를 절이라고 한다면 우리 사는 세상이 유토피아 일거다. 대중화되면 그런거다. 안티조선운동은 단기간에 이정도로 일반화에 성공한 운동은 드물다.

- 조선일보가 계속 유지되는 이유는 뭔가.
우리가 아주 흉악범을 붙잡혀놓고 신호위반 추긍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다. 조선일보가 스스로 9.2% 반민족 범죄 행위를 자복했다. 죄질은 어떻고 양은 어떤가를 알아야 한다. 역사이래 이렇게 흉악한 범죄는 없었다. 그런데도 조선일보를 인정해주고 있다. 이게 먹히고 있기 때문에 조선일보가 유지된다.

사실 조선일보 분석은 끝난셈이다. 조선일보가 다 얘기했다. 2003년도 8월16일자 명시되어 있는 선문대 이연 교수가 말한 9.2%에 다 들어 있다. 설령 0.01%라 하더라도 문제가 심각한 거라는 걸 알아야 한다. 1940년 1월1일자 일장기 밑에 제호를 걸은 조선일보도 있다. 이자체가 상징적이기도 하거니와 모든 걸 설명해주는 것이다.
원칙이 스러진, 상식이 스러진, 민족혼이 깨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 민족의 불행이다.
우리 한국사회 원칙이 무너졌다는 건 중독에 걸려있다고 얘기해도 될 것이다, 시간이 걸려야 될 것이다.

- 조선일보식 사고에서 벗어난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시골의 여론도 한 두 사람 얘기 듣고 거기에 자신도 비슷한 생각일 경우 살 붙여서 여론이 이래요, 라고 말하는 경우를 많이 접한다. 그런 거처럼 조선일보운동도 예리하게 볼 필요가 있다. 여론을 빙자해서 내가 몇 부 안 끊어놓고 운동이 어떻다는 둥 이건 이러네 저러네 핑계를 대고, 합리화하고 있는 게 아닌가.

조선일보 사고에서 벗어나자는 것도 바로 이런 분석력에서부터 시작되는 거다. 이건 비과학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접근방식이라고 보는 거다. 나는 여론이 어떻다라는 얘기를 믿지 않는 편이다. 여론은 인터넷에서 익명글쓰기와 비슷하다, 무책임하고 비과학적이다. 자신의 의견을 차마 얘기할 수 없으니 여론이 이렇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거 아닌가.

안티조선운동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다. 무슨 근거로 그러는지…. 그런 분들은 (안티조선운동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유언비어 배포하지 말고, 속으로만 담고 있어도, 지켜만 봐줘도 고맙다. 여론도 아닌 여론에 편승해서, 그거야말로 조선일보 식 사고고, 평가고 판단이다.

- 조중동 영향력을 생각할 때 , 언론법 통과로 방송까지 하게 되면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텐데, 어떻게 해야 할까.
대중에 대해서는 함부로 평가해서는 안된다. 바로 이런 우려 때문이라도, 설혹 방송장악이 되더라도 이런 우려들이 살아있는 한, 나는 그렇게 보지 않지만, 과거에도 선배언론인 중에서 목숨을 걸고서 뚫고 나온 사람들이 있다. 지금 그때에 비해서 그들의 땀과 피와 노력에 힘입어 지금은 우려도 할 수 있고, 온라인 공간도 있다. 나는 참 답답한게 지금 현업 언론인들이 조건이 좋아졌는데 치열한 노력을 덜 한다고 생각한다.

- 언론악법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우려가 많은 거 같다.
이명박 대통령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권력은 쥐면 흔들어보고 싶은 유혹을 받는다. 선배 대통령 중에서 권력의 칼을 잘못 휘둘러 총맞아 죽고, 백담사가고, 국제통화기금을 전화요금으로 알았다는 얘기가 들려온는 상황속에서...이명박 휘두르고 싶은 유혹은 강할테지만, 역사를 몰라도, 선배들 모습을 보면서 함부로 휘둘룰수 잇을까. 이런 것도 성과라고 본다. 얼마만큼 휘두르면 무식한 대통령이었다는 걸 알거다. 그만큼 세상은 나아졌다.

우려가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이미 체험한 사람들의 경고해주고 있다. 다만 지나친 공포로 몰아가면 안 된다고 본다. 언론문화제 취소도 이런 공포감에서 그렇게 된 게 아닌가. 공포감을 조장해서 힘을 무력화시켜버리는 것이다. 지나치게 경고수준을 넘어 공포심을 조장하는 사람은 무언가를 취하려고 하는 게 있는거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국민들은 공포분위기속에 살았다. 왜 지금에까지 와서도 계속 그러냐. 그냥 경고 수준만 하는 것이 맞다. 공포를 얘기하는 분들이 공포분위기 말고, 대중들과 편하게 이야기를 풀어서 갔으면 좋겠다는 거다. 그분들은 이 사회가 잘되기를 바라는 사람이니까. 공포분위기를 이용하면 안된다.

" 상식, 원칙 스러진 우리 사회, 민족정기 바로 세워야"

- 그런데 요즘은 상식이 전복된 사회다. 이명박 정권들어서 더 몰상식하다고 느끼는 건 왜 그런건가.
우리는 노무현,김대중 정권부터 이야기해야 한다. 그때도 민족정기 바로세우는 일, 즉 조선일보 문제 같은 것도 굵직한 것은 정리했어야 했다. 전혀안됐다. 원칙이 스러진 사회이니 당연한게 아닌가.

- 광기도 느낀다.
광기가 다 빠져야 수그러들 것이다. 이제 느낀 거에 반성, 자성해야 한다. 어제 그제일이 아니다. 나처럼 무식한 촌놈도 그때 느낀 것도 부끄러운데 ….

- 사람들은 왜 표현을 안 하는 걸까. 못 느끼는 걸까.
우리가 민족정기를 바로 세워야, 상식을 세웠으면 달랐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더 큰걸 믿는다. 나는 신앙처럼 믿는 게 있다. 하늘을 믿는다. 대중을 하늘에 반열로 본다. 국민들이 표 많이 주면 국민의 힘이 위대하다고 하고, 좀 섭섭하게 하면 바로 국민들 탓을 하는데, 국민들 걱정하지 말고 제 걱정이나 했음 좋겠다. 그런 게 선행된 다음에 국민들을 걱정해라.

- 유초하 교수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이 대중이 옳다고 말한다.
팩트에 일희일비 말고, 역사라는 큰 흐름 속에서 보자. 그게 인간이다. 일희일비할 수 있다. 저녁에 눈감고 흐름에 한번 몰입해보자. 역사를 믿어야 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자기 근거에 맞는 운동을 했으면 하고, 조선일보가 어떤 매체다라는 걸 알았으면 한다, 내 역할이 있으면 하겠다. 우리세대들이 해야 할 일은 불씨나 잘 지키면서 우리 후배들이 이 사회 주역이 됐을 때 상식이 바로 서는 사회를 만드는 거라고 본다. 조선일보 바로보기 운동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 오는 20일 옥천 안터마을에서 조선일보 반대 마라톤 대회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