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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뉴스브리핑

남상우시장 막말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자치단체장 품격 가진 것인지 의심스러워
2010년 03월 30일 (화) 10:40:55 충북민언련 cbmedia@hanmail.net
말은 곧 그 사람의 품격이다. 특히나 공인이라면, 정치인이라면 함부로 말해서는 안될 것이다. 사람들은 공직자의 말 한마디에 담긴 숨은 뜻을 더 크게 여기기 때문이다. 남상우 청주시장이 간만에 다소 과격하게 “박살내겠다”는 말을 했다. 김우룡 전 방문지 이사장의 “쪼인트를 깠다”는 말에 버금갈 만큼 구시대적이고, 권위적인 말이다.

“박살내겠다니” “쪼인트” 만큼 충격

박살내겠다는 말만이 아니다. 할 수 있다면 자신의 권한을 이용하겠다고도 했다. 지금 시장직에 있을 때 공무원들을 확실히 제 편으로 만들겠다는 심산이었을까. 도대체 시청의 업무보고 자리가 어떤 자리이길래 시장이 저따위 말들을 하고 있단 얘긴가. 청주시청 공무원들은 남상우 시장에게 꽤 충성하는 줄로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 보다. 잠시 기억을 되돌려보자.

공무원 과잉 충성 조장하더니

지난 7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표지석 설치 문제로 상당공원에는 수백명의 공무원들이 그야말로 진을 치고 있었다. 언론악법 천막농성을 벌이기 위해 상당공원을 찾았던 언론단체들은 덩달아 공무원들의 저지를 받게 됐다. 그 과정에서 있었던 일이다. 공무원들은 남상우 시장이 시켜서 하는 일이라고 대놓고 말하진 않았지만, 뭘 다 알면서 그러냐는 식이었다.

남상우 시장은 천막농성 저지 이유를 묻자 “자신은 모르는 일이다. 공무원들이 알아서 하는 일이다” 라고 분명히 말했다. 이쯤 되면 영혼 없는 공무원이라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라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공직사회가 마치 군대조직처럼 까라면 까고 말라면 말아야 하는 사람들인가. 남상우 시장을 위해 과잉 충성하는 공무원들이 널려있는데 아직도 “박살내고 싶은” 공무원들이 있다니 웃기는 일이다.
   
  ▲ 지난해 7월 상당공원에서 청주시청 공무원들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이다.  
 

남상우 시장 막말 이번 만이 아니다

남상우 시장이 막말한 것은 한 두번이 아니다. 지금까지 언론보도로 알려진 막말만 해도 참 한심하고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2007년 9월 18일 중부매일, 충북일보, 충청타임즈 세 신문은 < 가로수길 갈등 감정싸움으로 청주시 -시민단체 네 탓 공방> , < 시민단체 남 시장 막말 사과하라 남 시장 시청불법집회 허용 안돼> , < 청주시 -시민단체 공방 가열 > 등의 보도에서 가로수길을 두고 환경단체랑 공방을 빚고 있을때 남상우 시장이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에게 “까불지마 임마”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정책토론회 참여를 요구하는 시민사회단체에 까불지말라고 한 것이다.

이보다 더한 막말도 있다. 지난해 11월 문암생태공원 준공식사에서 생태공원에 남상우 시장이 키스존을 만들자는 말에 정우택 충북지사는 침대존을 만들자고 했다. 이같은 사실은 충청타임즈 3면 <남시장 ‘키스존’ 설치에 정지사 ‘침대존’ 맞장구>, 충청일보 3면 <단체장들의 낮뜨거운 발언> 등에서 보도했다. 술자리 농담도 아닌데 준공식 같은 공식석상에서 저질스러운 막말을 거침없이 농담이라고 하는 공직자들의 가벼운 입이 말이다.

자치단체장 품격 의심된다

자, 이제 우리는 남상우 시장 발언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해야 할까. 그가 정말 분통이 터져서 다소 과격한 표현이 나온 것으로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까. 자치단체장으로 품위를 지킬 생각은 있는 것인지, 함량 미달인 품격을 가진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또다시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지역 주민들에게는 후보를 평가할만한 최소한의 기준이나 정보가 필요하다. 언론의 심판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해 보인다. 함량미달인 정치인들의 그럴듯한 말 포장을 다시 경계해야 할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