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의 놀부 심보 그 끝은 어디인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식이 실종된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를 규탄한다
지금 우리지역에는 골목상권마저 ‘싹쓸이’하겠다는 대형마트의 놀부 심보가 노골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국내 최대규모 대형마트를 운영중인 삼성홈플러스측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확대를 규제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대기업의 문어발식 영업활장’으로 지역경제와 동네상권이 붕괴되고 중소상인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는 영세상인들의 절규를 외면하고 자신의 잇속만 챙기겠다는 것이다. 이는 시장독점과 막강한 영법능력을 앞세운 독점재벌의 횡포이자, 대기업으로서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을 망각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대형마트의 합리적 규제는 세계적인 추세이고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정책이다.
중소상인들이나 시민단체들의 주장은,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에 대해 무조건 규제하자는 것이 아니다. 대기업의 불공정한 경쟁을 방지하여 지역의 중소상인과 공존하고 상생하기 위한 합리적인 조절장치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헌법에도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 남용방지, 균형 있는 지역경제의 육성, 중소기업의 보호 육성 등을 국가의 의무로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대기업 유통재벌들이 오히려 헌법을 운운하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전 세계에 슈퍼마켓을 규제하는 곳은 없다”는 근거 없는 말을 퍼트리고 있다. 프랑스는 전국에 걸쳐 300평방미터(100평) 이상의 모든 중대형 마트는 입점 시 엄격한 허가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독일 또한 대형마트 개설 조건으로 기존 상권에 미칠 영향에 대해 예측조사를 실시한다. 만일 그 결과 인근 상가들의 기존 매출이 10%이상 타격을 받을 것으로 평가되면 입점 계획이 취소된다.
서민행보의 진정성은 대형마트 규제법 제정에 적극 나서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서민행보를 강화하겠다고 하면서 재래시장에 가서 크림빵과 뻥튀기, 어묵을 먹었다. 그러면서 재래시장 상인들이 대형마트 때문에 먹고 살기 힘들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대형마트를 못 들어서게 한다는 건 법률적으로 안 된다"고 했다. 재래시장 상인들은 뻥튀기와 어묵, 크림빵 하나 사 먹는 대통령이 아니라 재래시장이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길을 찾는 대통령이 되어주기를 바라고 있다. 서민행보라고 하면서 대형마트 규제는 안된다는 식의 발언은 중소상인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임을 왜 모르는가?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기업형 슈퍼마켓이 인근 가게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였는데, 79%의 상인들이 기업형 슈퍼마켓 입점 이후 장사가 어려워졌고, 경영수지의 경우 97%의 상인들이 적자 상태에 있거나 현상유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사업조정제’를 적극 활용하여 기업형SSM 진출을 중단시켜야 한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지난 6월 28일자 중기청 발표에 따르면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상생법) 제32∼34조에 중소기업의 사업영역 보호를 위한 '사업조정제'를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법은 대기업이 새 업종으로 진출해 중소기업 상당수의 경영안정에 나쁜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우려가 있을 때 피해당사자가 중소기업청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중기청은 사업조정신청이 접수되면 심의를 통해 대기업의 사업 인수나 개시 등을 3년까지 연기하거나 생산품목, 수량 등을 줄이도록 권고할 수 있고, 3년 범위에서 그 기간을 연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대기업이 조정 권고를 따르지 않으면 중기청은 이행을 명령할 수 있다. 이 제도를 활용하면 SSM이 진출하려는 곳의 반경 1㎞ 이내에서 영업하는 상인들도 사업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러한 법률이 제정되어 있음에도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는 불가능하다는 기존 대형마트 측의 주장만 수용하여 정작 보호가 필요한 중소상인의 고통을 외면하여 왔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국회는 대형마트 규제법 제정, 시민은 홈플러스 불매운동에 함께 해야.
유통시장을 독점하려는 대형마트 SSM의 치밀한 전략이 본격화 되고 있으나 이들을 규제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무관심한 정부와 국회의 직무유기로 지역 중소상인의 생존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우리지역은 홈플러스의 24시간 영업과 SSM진출에 저항하는 시민의 불매운동이 본격화 되고 있음에도 홈플러스는 철저한 지역무시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홈플러스의 이런 자신감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인가? 우선은 정부와 국회가 대형마트의 진입과 영업시간 규제를 하지 않을 것이란 확신과 이렇게 배짱영업을 해도 결국 소비자들이 찾을 것이란 자만심의 발로일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홈플러스의 오만함을 시민의 힘으로 심판해야 한다. 이를 위해 “대규모점포의 정의를 대규모 점포가 운영하는 직영점으로 확대하고, 대규모 점포에 대한 출점 허가제 도입, 영업시간 및 취급품목 제한 등을 골자로 하는 법안”들의 조속한 통과를 관철해야 한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이제 지역의 현명한 소비자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 지역사회를 무시하고 지역경제의 자립적 발전을 파괴하며, 우리 이웃인 중소상인의 생존권을 빼앗아가는 대형마트의 본질을 인식하여 범 시민적인 불매운동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홈플러스 등 대기업은 지금이라도 지역 중소상인들의 절규에 귀를 기울여 추가적인 출점계획과 24시간 영업 철회와 지역유통산업의 균형발전을 위한 상생협약추진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2009년 6월 30일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