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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립예술단지휘자 선정 논란

누구를 위한 침묵의 카르텔인가!

도립예술단 지휘자 인사문제와 관련한 충북민언련 논평
2009년 03월 09일 (월) 11:13:13 충북민언련 cbmedia@hanmail.net

초대 충북도립 교향악단 예술 감독 겸 지휘자 공모 심사과정이 부적절했다는 문제제기가 일부 언론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충청타임즈와 중부매일은 지난 2월25일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연일 지휘자 인사문제를 보도하고 있다. 이들 신문이 보도한 기사들은 다음과 같다.

충청타임즈 2월25일자 < 교향악단 지휘자 선정 뒷말>, 3월2일자 < 상임지휘자 선정 논란 증폭>, 3월3일자 < 오선준 석사학위 확인 작업 착수>, 3월5일자 < “오선준 내정자 자진사퇴 마땅”>, 3월6일자 < 이번엔 심사 공정성 도마 위>, 3월9일자 < 오선준씨 ‘불법학위’ 논란 확산>

중부매일 3월2일 < 충북도립 오케스트라 지휘자 내정논란>, 3월3일 사설 < 낯 뜨거운 상임지휘자 공모> 3월5일자 < 충북도립예술단 ‘공모’ 의혹투성이>, 3월6일자 < 오선준씨 충주대 출강 논란>, 3월9일자 < 지역음악계 ‘엉터리학위’ 파문> 등에서 지휘자 선정 논란에 대해서 보도했다.

위 기사들에서는 “ 1.오선준씨는 정우택 지사의 색소폰 선생으로서 인연이 있다. 1차 응모자 전원이 탈락한 후, 1차응모에 응하지 않았던 오씨가 2차 응모에 응해 선정되었다. 2.지휘자 공모를 담당한 서기관과 오선준씨는 처남매부 사이다. 3.오선준씨가 도에 제출한 불가리아 소피아 국립음악원 지휘 석사 수료증에 제시된 기간에 오씨는 청주 모 고교에서 교사로 재직했다. 4.이에 대해 오선준씨는 서울에서 수업을 받았고, 불가리아에 한달 가량 가서 수업을 들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국내강좌가 법적 근거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5.충청북도는 심사과정에서 학위 진위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가, 언론보도로 문제가 되자 확인 작업에 착수했다. 6.지휘자 심사에 참여한 모 대학교수는 오선준씨를 이번학기 강사로 대학에 추천을 했다 해촉했다. 7.심사위원 중에는 오씨와 같은 학위를 갖고 있는 교수가 있어 엉터리 학위논란이 지역음악계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충북도, 심사 절차에서 검증도 제대로 하지 않아

위와 같은 심사과정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어 보인다. 충북도는 지난 2007년도 김양희 전 복지여성국장 임명 논란에서 보여주듯이 이번 지휘자 공모에도 투명한 절차와 정밀한 검증작업을 거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일 언론보도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학위진위여부를 가려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처남 매부라는 아주 긴밀한 사이에 있는 두 사람이 심사 주무와 심사 당사자였다는 것 자체가 납득되지 않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오씨를 뽑기 위해 1차 응모했던 사람들을 전원 탈락시킨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하게 한다.

충북도, 뚜렷한 입장 제시 안 해

그런데 충청북도는 이번 인사 문제와 관련해 문제가 없다는 식의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2월25일 충청타임즈의 보도를 시작으로 해 충청타임즈와 중부매일이 여러 차례 보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논란에 대해 묵묵부답이다. 충청북도가 한 일이라곤 심사과정에서 했어야 할 학위진위여부 문제를 문제제기가 이루어지자 확인하고 있는 중이란 것이다.

공정한 심사가 이루어졌다고 보기 힘든 여러 배경 즉 정지사와의 인연설, 담당공무원과의 처남매부 사이, 심사위원들과의 관계 등에 대해서도 충청북도는 전혀 신경조차 쓰지 않고 있다.

시민사회 왜 안 나서나

이번 오선준씨 심사절차의 부당성 문제는 지난 김양희 전 복지여성국장 때의 논란과 전혀 다르지 않다. 부적절한 심사절차와 학위진위여부논란과 논문표절 의혹 등 이 두 사안은 절차의 불공정성과 당사자의 부도덕성을 의심하게 해 공직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 지 의문을 주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안에 대해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된다는 식의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충북시민단체들의 ‘침묵’도 이해하기 힘들다.  이 사안과 관련해서는 충북경실련이  지난 3월4일 < 충북도립오케스트라 초대 상임지휘자 내정자 부적격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 게 전부다.

방송은 왜 보도 안하나

마지막으로, 왜 이같이 중요한 사안에 대해 충청타임즈와 중부매일을 제외하고 다른 언론들이 보도에 나서지 않는지도 의문이다. 특히 공공재인 지상파방송들이 침묵하고 있다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대목이다. 한줌의 의혹이라도 도민들의 알권리를 위해서는 보도하는 것이 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번 사건에 대해 도민들이 제대로 모르고 있는 것도 방송이 보도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신문이야 독자들이 구독료를 지불하고 보는 것이지만, 방송은 그렇지 않다. 중요한 사안이고, 뉴스 가치가 있다면, 다른 매체 즉 신문에서 먼저 보도했다하더라도 방송도 후속 취재에 나서 진위여부를 도민들에게 알려야 할 것이다. 만일 이 문제에 대해 계속 침묵한다면 이는 자치단체와 유착관계에 있기 때문이라는 오명을 씻지 못하게 될 것이며, 지역주민들로부터 비판받게 될 것이다.

문제가 버젓이 자리 잡고 있는데도 그 누구도 문제를 지적하지 않고 심지어 시민사회, 언론마저 입을 다물어버린 지금의 상황을 도대체 어떻게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이제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편협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침묵의 카르텔을 깨고 나와야 할 것이다.

2009년 3월9일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