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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용산문제 풀려야 이명박 정권 죽음 행위도 멈출 것"

어제(3일) 저녁 청주 금천동 성당에서는 전국사제 시국기도회가 열렸다. 신도와 시민 천여명이 넘게 참여한 시국기도회에는 성당 안과 마당을 꽉 채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성당 밖에서는 시국선언 징계 철회를 요구하는 서명운동과 언론악법 원천무효를 알리는 서명운동도 진행되었다.

   
  ▲ 전국에서 모인 사제들이 시국기도회를 앞두고 입장을 준비하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사제들이 모였다. 사제들에게 월요일은 휴일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분들이 쉬지 않고 매주 전국 곳곳을 돌며 시국기도회를 연지 벌써 일곱 번째란다. 시국기도회가 전부가 아니다. 정의구현 사제단 신부들은 매일같이 용산 참사 현장을 유가족들과 함께 지키고 있다.

"독식으로 나라가 망한다"

어제 시국기도회에서는 조성학 신부가 강론을 맡았다. 조성학 신부는 “ 살인은 대죄인데, 이명박 정부가 모든 권력을 동원해 국민을 속이며 살인 강도짓을 하고 있다”며 독재정권이 아니라 독식으로 나라가 망한다고 성토했다. 조성학 신부는 용산 살인 책임에 우리들도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며 다른 이의 범죄에 협력하면 그것도 죄이며,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지 않는 것도 죄라고 말했다.

"회개 기도 멈추고, 우리가 변하자"

미사를 마친 후에는 간단한 이야기 나눔 시간이 있었다. 사회를 맡은 김인국 신부가 전종훈 신부에게 마이크를 건넸다. 전종훈 신부는 “ 권력, 재벌 언론이 우리를 옭죄고 있다”며 그들은 결코 회개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그러니 이제 회개 요청 기도를 멈추자고 그리고 우리의 강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서는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용산 참사가 이제 200여일을 얼마 남겨두지 않았다며, 용산 문제가 풀리지 않고서는 이명박 정부의 죽음의 행위 또한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이 정권의 본질이 바로 용산 참사라고 강조했다.

유가족 바라는 것은 오로지 진실규명

마지막으로 용산참사 유가족 대표로 故 윤용헌님의 부인 유영숙씨가 신도와 시민들 앞에 섰다. 사고 당시 병원에서의 처참했던 남편의 시신을 처음 접했던 순간부터 경찰과 용역 깡패들에 대행했던 고통보다 가장이자, 아이의 아빠이고 사랑했던 남편이 경찰에 의해 도시테러범이라는 불명예를 쓰고 차가운 냉동고에 갇혀 있는 억울함이 더 크다고 호소했다. 유씨는 오로지 진실규명만을 원한다며, 용산참사 유가족들을 위해서, 경찰의 폭언과 폭행에도 유가족을 지키고 있는 신부님들을 위해서 기도해달라며 말을 마쳤다.

   
  ▲ 용산참사 유가족 대표로 고 윤용헌님의 부인 유영숙씨가 시민들에게 진실규명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말하고 있다.  
 

세상 어디를 둘러봐도 고통 받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200여일이 다 되어가도록 외면받고 있는 용산참사 유가족들과 단전단수의 고통을 버텨내고 있는 쌍용자동차노동자들….

“ 사람을 죽이지 마라, 도둑질 하지 말라, 거짓말을 하지 마라”는 하느님의 말씀 앞에 많은 사람들이 “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기도를 올렸다. 기도를 하고, 봉헌을 하고, 회개를 한다 한들 같은 시대를 사는 이로서의 불편한 마음은 가시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함께 부른 노래 “ 함께 가지 우리 이 길을 가다 못가면 쉬었다 가자 아픈 다리 서로 기대며 마침내 하나 됨을 위하여” 만이 계속해서 입을 맴돌았다.

   
  ▲ 천주교 신도를 비롯해 시민들까지 천여명이 모였다.  
 

   
  ▲ 성당내에는 " 얼마나 배불러야 폭력을 멈추랴", " 차가운 영혼들이 강,사람, 민주주의 다 죽인다"는 펼침막이 걸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