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왜 남상우 전 청주시장은 충청투데이에 6천만원이라는 거금의 보조금을 준 것일까. 사실상 충청투데이는 대전에 본사가 있다고 해서 출입기자단에서도 배제되고 있다고 알려졌다. 남상우 전 시장이 거액의 보조금을 준 언론사가 또 한군데 있다. CJB청주방송에는 1억원이 넘게 집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상우 전 시장이 선거에 떨어지고, 임기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이들 언론사에게 거액의 보조금을 꼭 챙겨줘야 할 이유가 있었을까.
여론조사 때문에 보조금 집행한 것 소문
그 실마리는 여론조사 보도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언론계에서 들려왔다. 청주시장 선거는 초반부터 박빙이었다. 몇 차례 여론조사를 할 때마다 1% p차 정도만 벌어졌을 정도다. 그런데 선거 막바지가 되자 사정이 달라졌다. 남상우 후보와 시장으로 당선된 한범덕 후보 간의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조사 결과도 더러 있었다.
방송사 여론조사 결과부터 살펴보자. 5월26일 CJB 종합뉴스 <초박빙승부>에서는 한나라당 남상우 후보 41.3%, 민주당 한범덕 후보 42.3%로 한범덕 후보가 불과 1%p 앞서는 걸로 조사됐다. 당선가능성은 남상우 후보가 더 높게 나왔다. 이 조사는 CJB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청주시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로 실시했으며, 표집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 였다.
▲ 중부매일이 보도한 CJB 여론조사 결과 | ||
충청투데이와 CJB만 남상우 후보에게 유리
그러나 MBC와 KBS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조금 달랐다. 한범덕 민주당 후보의 지지도가 48.4%로 한나라당 남상우 후보(35.8%)보다 12.6%p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MBC, KBS공동여론조사는 유권자 4천명을 대상으로 했다.
한편, 같은 날 충청투데이도 자체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5월26일자 1면 < 0.1%p … 청주시장 초접전>에서는 “충청투데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베스트사이트(한국갤럽조사연구소 자회사)에 의뢰해 25일 하루 동안 청주지역 성인 남녀 52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ARS)를 긴급 실시한 결과 청주시장 후보 지지도에서 한범덕 후보가 44.2%로 44.1%를 얻은 남상우 후보에게 0.1%p차 앞섰다”고 보도했다.
▲ 충청투데이 5월26일자 1면 | ||
이같은 상황만으로 짐작해본다면, 남상우 전 시장이 자신에게 다소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한 CJB와 충청투데이에 '제대로' 보조금을 챙겨준 것인가? 여론조사 때문이 아니라면 왜 집행했는지에 대한 명분을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다.
홍보예산 기준 없이 집행된 혈세 낭비 사례
홍보예산 집행기준이 없으니, 단체장이 재량으로 적당한 명분 없이도 주민들의 ‘혈세’를 퍼줄 수 있게 된 셈이다. 이에 대한 책임은 어떻게 따져야 하는 것일까. 제도적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되풀이 될 수 있는 대표적인 혈세 낭비 사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