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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6.2 지방선거

정지사 칭찬만 쏟아내는 신문, 독자들은 짜증난다

[충북일보 정우택지사 관련 보도 모니터] 정지사 선거운동 나선 듯
2010년 03월 05일 (금) 12:42:41 충북민언련 cbmedia@hanmail.net

정우택 현 충북도지사는 지난해 7월 지방선거에 재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출마선언부터 화려하게(?)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정우택 지사는 그 이후 모든 도정 활동에 있어서 선거와 연관지어 보도하는 언론 탓에 톡톡한 선거 홍보 효과를 얻고 있다. 특히 충북일보의 도지사 선거 관련 보도는 지나치게 노골적인 편파성을 드러내고 있어 문제다. 충북일보의 보도를 살펴보자.

공천 8부능선 넘었다 단정적 보도

정우택 지사가 재출마하겠다고 선언한 뒤 첨단의료복합단지 오송 유치가 결정됐다. 현직 도지사로서는 상당한 치적이 될 수 있다. 충북일보는 지난 해 8월11일치 4면 <정우택 지사, 공천 8부능선 넘다>에서 첨복단지 유치 성공으로 정지사의 정치적 입지가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기사에는 “ 5조6천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국책사업을 유치하는데 성공한 도지사라는 타이틀이 가져다 줄 정치적 반사이익을 계량화할 수 없지만 엄청날 것이라는 게 지역정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라며 첨복단지 오송유치를 강조했다. 그리고 지역 정가 관계자의 말이라며 “공천의 8부능선을 넘었다”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이 기사에서는 탄탄한 정치적 입지라는 표현을 두차례나 쓰면서 정지사의 공천이 필연적임을 강조했다.

   
  ▲ 충북일보 2009년 8월11일자  
 

첨복유치도, 조정대회도 모두 정지사의 힘?

오송 첨복단지 유치에 이어 이번엔 충주시가 세계조정대회를 유치하게 됐다. 충북일보는 발빠르게 9월2일자 3면 < 당안팎 입지 굳힌 정지사>라는 기사를 싣고 세계 조정선수권 대회 유치의 정치적인 최대 수혜자로 지역 정가에서 정우택 지사를 꼽고 있다고 했다. “정지사에게 오송 첨복단지 유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잇단 행운이 찾아온 것”이라고 표현했다. 기자는 가감없이 기자의 생각을 풀고 있다. “ 공천이 가능할까”에서 “정우택 외는 대안이 없다”는 식으로 반전된 느낌이다“라고 쓰기도 했다.

낯뜨거운 정지사 칭찬, 기사라고 볼 수 없어

충북일보는 정지사 굳히기 작전에라도 들어간 듯 이후 계속해서 정지사를 칭찬하는 기사를 썼다. 위싱턴포스트지가 투자유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한 충북방문단의 활동상을 보도한 것을 두고 9월7일자 3면 < 美 신문서 정지사 칭찬>에서 “ 지역 정간관가에서 이번 워싱턴 포스트지 보도를 정지사에게 또다시 찾아온 행운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기자는 “ 오송 첨복단지 유치성공, 세계조정선수권 대회 유치 확정으로 대외적으로 능력있는 지사라는 이미지를 강하게 심어준 정지사에게 미국 유력일간지 보도는 금상첨화가 됐다는 평가이다 "라며 칭찬에 나섰다.

정지사 칭찬은 이명박 대통령의 방문 관련기사에서 정점을 찍었다. 2월10일자 4면 < 치켜세우고 정지사에 일잘하는 사람 칭찬>에서 이 대통령이 정지사를 일잘하는 사람에 비유하며 한껏 추켜세웠다며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했다. 특히 이기사는 이대통령을 영접하는 정지사 모습 사진까지 함께 편집해 더욱 부각 됐다. 3월5일자 1면 < MB칭찬받은 정지사 청와대 토론회서 ‘열변’>에서“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일잘하는 지사로 칭찬받은 정우택 지사가 이번엔 이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토론회에서 16개시도지사 대표 토론자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며 다시 강조하기도 했다.
   
  ▲ 충북일보 2월10일자 4면  
 


정지사 위해서라면 말안되도 쓰고 본다?

김종률 의원 대법원 선거공판 일정 확정 소식이 전해져 10월 재보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충북일보는 이번에 정지사가 재보선에 출마할지 관심이라며 9월15일자 4면 < 정우택 지사 10월 보선 출마할까?>라는 기사를 실었다. 사실상 정지사가 재출마 의지를 밝힌 바도 없고, 선거법 때문에 출마를 못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같은 기사를 쓴 것이다.

이 기사에서는 “정지사가 재선의원이라는 정치적 관록을 갖고 있는 데다 상품가치적인 측면에서도 여타 인사들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다는 점 등이 정지사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며 정지사를 칭찬했다. 9월17일자 < 정지사 10월 보선 출마 못한다>에서는 선거법 때문에 출마가 불가능하다며 일각에서 선거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주장하고 있다는 황당한 기사까지 실었다.

   
  ▲ 충북일보 2009년 9월15일자  
 


정치입지 흔들릴까 대놓고 걱정

충북일보의 표현대로 공천은 따논 당상이었던 정우택 지사는 세종시 수정안이 불거지자 나름 ‘위기’에 몰렸다. 가만히 있을 충북일보가 아니었다. 충북일보는 11월2일자 <내우외환 …정지사 ‘고심’>이라는 기사를 싣고 정지사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기사에는 10월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참패했고, 세종시 문제가 꼬여 정치적 상황변수가 유리한 국면으로 전개되지 않는 것도 정치인 정지사에게는 달갑지 않은 일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고민도 잠시다. 충북일보는 지난해 12월29일 1면 <내년 지방선거 출마 재천명>에 정우택 지사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재천명했다고 다시 못 박아 보도했다. 재출마 입장은 올해 2월5일 단독 인터뷰라며 1면 <“세종시 향방 따라 출마결정”>, 2면 <“이대통령- 박전대표 세종시 문제 타협해야”>라는 기사에서 다시 반복되기도 했다.

정우택 지사는 올해 1월 오송글로벌메디컬 그린시티 그랜드 플랜을 발표했다. 모든 신문들이 도의 발표 내용을 그대로 받아썼다. 충북일보는 1월22일자 1면 <오송메디컬 시디 그랜드플랜 발표>라는 기사를 싣고 “ 충북도 최대 치적인 오송 첨복단지가 도민들 뇌리 속에서 사리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그랜드 플랜의 탄생 원인이 된 것이다”라고 밝혔다. 기사 끝부분에는 “세종시 수정안이라는 예기치 않은 복병을 만나면서 꺼져가는 오송 첨복단지라는 불씨를 살릴 새로운 동력으로 떠오른 이 그랜드 플랜이 세종시에 함몰된 도민들의 관심을 얼마나 환기시킬지 주목된다”며 자의적 판단을 서슴치 않았다.

1월29일자 1면 < 위기를 기회로 정우택 지사, 현안 정면 돌파>에서는 정지사가 충북경제자유구역 지정과 관련해 “굳이 참석하지 않아도 되는 첨복위원회에 참석한 것은 정총리에게 경제자유구역 지정 시급성과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서”라며 정지사가 총리의 적극 검토 답변을 이끌어냈다고 추켜세웠다.

도정활동도 완벽하게 선거 홍보로

민주당 이시종 의원이 도지사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충북일보는 다시 정우택과 이시종의 진검승부가 이뤄질 지 관심이라며 기사를 만들어냈다. 두사람의 동정을 전하는 기사들이었다. 1월27일자 1면 <스킨십 행보 나란히 …지사선거 진검승부 준비운동?>이라는 제목에서는 정지사가 지역밀착형 스킨쉽행보를 보였다며 연탄 봉사와 목도리를 끌러 주민에게 둘러줬다며 상세히 전하기도 했다. 2월12일자 1면 머리기사 <진검승부 막 올랐다>라는 기사에서도 이시종 의원의 출마선언을 전하면서, 도지사로서의 일정을 소개하면서 제목으로 진검승부라는 표현을 썼다.

   
  ▲ 충북일보 1월27일자 1면  
 


도지사가 잘한 일 칭찬받을 수 있다. 충북도지사의 도정이 아니라 정치인 정우택의 행보만을 주시한다면 그것은 불공정하다. 모든 사안을 선거와 결부지어 기사화하고, 기사라고 해야 지역정관가의 이야기다 라면서 구체적인 근거없이 가치평가를 하는 기사가 과연 공정하다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충북일보는 다른 신문들에 비해 횟수나, 기사 내용, 편집 등에서 정지사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보도태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