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만 했을 뿐인데 청신호?
오늘 재미있는 기사가 하나 실렸다. 미국을 방문 중인 이시종 충북지사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만나러 간 모양이다. 중부매일 1면 <UN 생명공학센터 오송에 건립 건의>에서는 이시종 지사가 반기문 사무총장에게 UN 생명공학 국제협력센터 건립을 건의했고, 이에 대해 “ UN 생명공학 국제협력센터는 현재 외교통상부 연구 요역 진행 중으로 NGO 기구로 일단 출범하고 UN 산하기구로 확대 개편해 나가는 것이 좋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지사와 반총장의 면담은 약 15분간 이루어졌단다. 기사에서는 반기문 사무총장의 발언 내용을 직접 인용해서 보도하지는 않았다. 다만 충북도 대외협력관이 주요 관계자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는 내용만 나와 있을 뿐이다. 긍정적인 답변이 무엇인지는 기다려봐야 아는 것일까. 한편, 충청타임즈는 2면 <UN 산하기구 충북유치 청신호>에서 UN 산하기구의 충북유치에 대한 전망이 밝다고 전했다. 단순히 건의한 내용만을 놓고 청신호라고 표현하는 것은 언론이 너무 앞서나가는 게 아닌가 싶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원하지 않았다?
중부매일은 2면 <하루 전 스케줄 변경에 방문단 당혹>에서는 반기문 사무총장과의 만남이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것이라고 밝혔다. 반 사무총장이 방문단에게 카타르로 떠나야 한다고 소식을 전해와 일정을 변경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면담 자리에서 반총장은 “생가 복원과 마라톤 대회, 영어 경시대회에 이름이 들어가는데 대해 불편하게 생각한다”며, “ 마라톤대회도 멋모르고 비디오 메시지를 보냈는데 신중을 기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는 것이다. 자치단체에서 반기문 사무총장의 이름을 활용해 각종 대회를 만든 것이 허락 없이 시행된 것이라는 걸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왜 처음부터 취재 안했을까?
지난 4월6일 신문들은 보은군 신정지구 리조트 사업계획의 장밋빛 청사진을 거창하게 보도했다. 기사 내용에서는 우려점을 전달하긴 했지만, 기사 제목과 편집에 있어서는 확실히 띄우는 모양새였다. 오늘 충청타임즈는 1면 <신정지구 리조트 사업 좌초 위기>에서 취재결과 보은군이 밝힌 개발 참여 업체 가운데 4개 업체가 상장되지 않은 회사로 보은군이 허위사실을 유포하면서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처음부터 제대로 취재했더라면 보은군이 발표한 개발 계획을 그대로 받아 보도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치단체가 제공하는 정보를 의심 없이 보도하는 태도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신문의 역할을 생각할 때 우려스럽다.
다음은 4월14일 충북지역 일간지들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중부매일 <지지부진 충북 혁신도시 사업 진척률 전국 최하위>
충청타임즈 <기업들 투자 백지화 MOU 실효성 논란>
충북일보 < 충북신발전지역 지구 지정 ‘초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