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저널리즘이란 말이 있다. 보도한 내용을 보면 기자회견을 열거나 보도자료를 낸 기관이나 사람의 입장을 그대로 보도해주는 형태를 띠고 있다. 출입처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이런 현상은 더욱 많아지는 추세다. 출입기관의 입장 위주로 모든 사안이 다루어지다보니 독자들로서는 그 내용이 진실인지 아닌지를 판단할만한 근거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출입처 제도를 무조건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겠지만, 언론 보도 내용이 독자들의 입장이나 사안의 진실이 아닌 일방적인 입장만 나온다는 것도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오늘 8월17일치에 실린 기사를 보자.
무조건 받아쓰기 안돼
오늘 모든 신문들이 <김호복 예비후보 “유엔평화공원 추진할 것”>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김호복 충주시장 재선거 예비후보가 발표한 입장을 기사화 한 것이다. 그리고 그 기사 아래에는 김호복 예비후보가 주민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경고를 받았다는 내용이 실렸다. 각 신문사에서는 어떤 입장을 갖고 이런 기사를 싣는 것일까. 기사 가치가 있어서? 그렇다면 내용의 진위여부나 실현 가능성을 검증하는 취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것이 상식적인 보도태도다. 그러나 없다. 그저 김호복 예비후보가 이런 말을 했다는 사실을 전하는 데에만 그쳤다.
앞으로 충주시장 재선거에 나서는 수많은 예비후보들이 쏟아내는 말을 이런 식으로 보도할 것인가?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은 채, 발표만 하면 무조건 보도해주는 언론이 품격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맥락 없이 한쪽 입장만?
두 번째 똑같이 실린 기사가 있다. <“청주사직 4구역 정비사업 차질 없이 성공적으로 수행”>이라는 기사다. 해당사업을 하기로 한 대표의 기자회견이 있었던 모양이다. 이기사도 각 신문들간에 별 차별성이 없다. 기자회견 내용을 전달하는 수준에 그쳤다. 이 기사 자체가 큰 문제가 있기보다는 이런 기사만 실린다는 게 문제다. 그 이유는 뭘까.
사직 4구역 정비사업은 주민들간의 찬반갈등이 심각한 상태다. 그리고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건설을 허가해준 청주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던 게 사실이다. 사직 4구역 정비사업에 대한 보도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해당사업자의 기자회견 내용이 나왔다면 독자로서는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전후사정을 알 수 없고, 맥락을 살필 수 없는 가운데 쏟아지는 일방적인 사업 의지 발표 기사라서 황당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 중부매일 8월17일자 4면 | ||
말로만 공생발전은 안돼
이명박 대통령이 8.15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공생발전을 제시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수사만 화려할 뿐 내용은 없다는 비판도 있다. 오늘 충청타임즈 충청논단 <말로만 떠드는 공생발전은 안된다>에서 정태일 충북대 교수는 “그동안 수많은 위기극복을 위한 정부의 슬로건을 경험했지만 그때마다 국민들은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며, 말로만이 아닌 선진국에 버금가는 개선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물가, 등록금 폭등 등 공생발전을 저해하는 많은 문제들에 대해 정부가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며, 말로만 장황하게 하지 말고 진실성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8월17일 충북지역 일간지들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중부매일 <내륙 초광역 개발 본격 추진된다>
충청타임즈 <‘방사능 지하수’ 제재할 법 없다>
충북일보 <살기 위해 제살 깎는 저축은행>